감신대 신입생 OT "성희롱 멈추려면 술 따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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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신대 신입생 OT "성희롱 멈추려면 술 따라주기"…

교단 목회자 양성 신학교 교육 내용 논란 


신입생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성희롱 대처법으로 '술 따라주기' 제시…"피해자 보호 아닌 회피성 대응" 비판


성추행 범위·가족 호칭 교육도 도마…퀴어서적·명예교수 발언 이어 이대위 조사 범위 확대 목소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제36회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이하 이대위)가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유경동, 이하 감신대)의 퀴어신학 관련 사안에 대해 공식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월 신입생 및 편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진행된 성폭력 예방 교육 내용이 새롭게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성희롱 상황을 목격했을 때의 대처법으로 '술 따라주기'가 공식 교육 자료에 제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단 신학교의 교육으로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내용은 유튜브 채널 '레인보우리턴즈'가 최근 업로드한 "감신대 오리엔테이션의 충격적인 강의 내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일정표로 확인된 사실


본지가 확보한 감신대 신입생·편입생 오리엔테이션 일정표에 따르면, 2월 25일(수) 오전 9시 30분 개회 예배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수강신청 및 학교소개, 점심 식사, 조별 친교 모임, 동아리·기관·학생회 소개, 캠퍼스 투어, 저녁 식사, 찬양 집회, 설교, 기도회 순으로 오후 9시 30분경까지 이어졌다. 이 중 오전 11시부터 11시 50분까지 '성폭력 예방교육'이라는 항목 아래 "성인지 감수성 Login, 성폭력 Logout"이라는 제목의 강의가 편성되어 있었으며, 강사는 권선미 더공감인권연구소 대표로 명시되어 있었다. 이 시간은 당일 일정 중 유일하게 외부 강사가 진행한 강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성희롱 중단시키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답안에 '술 따라주기' 포함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성희롱 상황에 대한 '주변인의 개입 방법'으로 '술 따라주기'가 공식 정답 중 하나로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레인보우리턴즈가 공개한 강의 슬라이드에는 "주변인의 개입 방법은?"이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제시되어 있었다.


"동아리 회식자리에서, 옆 친구와 얘기하다가 우연히 건너편을 보니 선배가 성희롱을 하고 있고 내 동기인 후배가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성희롱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상황에 대한 개입 방법으로 슬라이드에는 "물 엎지르기", "자리 옮겨주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 꺼내기", "술 따라주기" 네 가지가 나란히 제시되어 있었다. 영상 진행자는 이 상황을 동아리 회식 자리에서 선배 전도사가 후배 전도사를 성희롱하는 상황으로 소개하며, 이 중 '술 따라주기'가 성희롱을 중단시키는 방법으로 버젓이 포함된 점을 가장 강하게 문제 삼았다.


이는 단순한 표현상의 실수로 보기 어려운 여러 층위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첫째, 성희롱 예방 교육의 일반적 원칙은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 행위를 명확히 중단시키며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개입하는 것인데, '술 따라주기'는 이러한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술을 따라주는 행위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회식 자리의 음주를 연장시키고 분위기를 무마하는 회피성 대응에 가까워, 성희롱이 반복되거나 오히려 심화될 위험을 방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이 교육이 진행된 대상이 일반 대학이 아니라 감리교단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교의 신입생이라는 점에서, 음주 상황을 전제로 한 대처법을 공식 교육 자료에 담은 것은 교단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생활 규범과도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셋째, 이러한 내용이 별다른 수정이나 이의 제기 없이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식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편성되었다는 사실은, 감신대가 외부 강사의 강의안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검증하는 절차를 갖추고 있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진다.


그 외 논란이 된 강의 내용


레인보우리턴즈 영상은 '술 따라주기' 외에도 같은 강의에서 다뤄진 몇 가지 내용을 추가로 문제 삼았다. 강의에서는 할머니가 5세 여자아이를 예쁘다고 만진 행위를 두고, 아이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성추행'으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설명 방식이 가족 간의 통상적인 애정 표현까지 지나치게 확장하여 해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외할아버지', '친할아버지'라는 호칭이 성차별적 표현이라며 이를 '성남 할아버지', '대전 할아버지'처럼 거주 지역명을 딴 호칭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안내했으며, '유모차'라는 단어에 '어미 모(母)' 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유아차'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학교 내에서 선배·후배라는 호칭 대신 '누구누구 씨'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침도 안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 통용되어 온 가족 호칭과 공동체 호칭 체계를 특정 관점에 따라 일률적으로 재규정하도록 안내한 것이 신학대학교 신입생 교육으로서 적절했는지에 대한 물음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감신대를 둘러싼 논란, 하나의 흐름인가


이번 오리엔테이션 강의 논란은 감신대를 둘러싼 일련의 사안들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앞서 본지는 감신대 도서관에 퀴어신학 및 성소수자 관련 서적 24권이 비치되어 있었던 사실, 특정 강사의 성경 권위 관련 강의 발언 논란, 그리고 감신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이정배 씨가 2022년 공개 유튜브 채널에서 교단의 신앙고백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사실을 각각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오리엔테이션 성폭력 예방 교육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안들이 서로 무관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감신대가 오랜 기간 형성해온 교육 운영 방식과 검증 체계에서 함께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대위 조사,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까지 확대돼야


이대위는 지난 6월 26일 공문을 통해 감신대의 퀴어 관련 건을 "중요 현안으로 접수하여 해당 학교에 대한 확인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다"고 밝히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 강의 논란이 새롭게 불거진 만큼, 이대위의 조사 범위가 도서관 장서나 특정 강사의 강의 발언에 국한되지 않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공식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강사 섭외·강의안 사전 검증 절차 전반으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감신대 및 강사 측 입장


현재까지 감신대 본부와 해당 강의를 진행한 권선미 더공감인권연구소 대표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감신대는 앞선 퀴어 관련 논란에 대해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이번 오리엔테이션 강의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본지는 강의 내용 선정 경위와 사전 검증 절차, 강사 섭외 기준 등에 대한 감신대 측의 입장을 확인하는 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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